Home   일반인모드   회원가입   로그인    사이트맵 
전체목록
목록

제목 장안사, 시인의 절?
작성자 작성일 2017-05-24 첨부파일 없음
내용



시인의 절?







예천 회룡포 장안사





 







장하던 금잔 벽위~

의 금강산 장안사가 아니라 경북 예천 회룡포의 장안사엘 다니러 간다. 높지 않은 산 비룡산(250m)을 비비 둘러 깎아 낸 길을 버스를 타고 좌로 기웃 우로 기웃 올라가 내린 주차장은 200m(?)의 고도에 있다. 그 저만치에 호수 같은 물가에 납작하니 엎드린 산골 마을, 작심하고(?) 관광지로 개발된 듯 보인다. 저 절, 장안사로 가는 길, 걷기에 딱 좋으라고 높도낮도 않게 짜놓은 나무 계단. 계단참도 참으로 알맞게 끼워 넣어 헐떡일 필요 없이 느긋하게 산 아래를 굽어보며 능선을 메우고 있는 물 오른 신록을 맘껏 즐긴다.









장안사, 창건설화야 어찌 되었건, 지금 이 자리의 절은 새 절. 석굴암 천 년 고찰이 있으니 십여 년이래야 새 절일 밖에. 시인이
흥망이 산주에도 있다하니 더욱 비감~

하다고 읊은 장안사가 아니어서, 비룡산 새 절은 고즈넉하고 아늑하고 밝고 맑고우리 일행끼리 빈 절 마당을 돌면서 감탄한다. 감탄하고 또 하고. 사진 한 방 찍고도 또 감탄.









나의 감탄은 이제부터. ‘신성을 극대화한 전통 가람배치가 아니어서 그냥 널찍한 절 마당을 돌아 구불구불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자니 열서넛 계단 마다 하나씩 시비가 서 있다. 시비라기보다는 시판이 어울리려나? 2미터 남짓 너비의 계단 가장자리에 소월도 있고 노천명도 있고 제망매가의 월명사도 있다. 이 시판을 제작 설치하신 분은 전직이(?) 시인? 하긴 현역이신 스님들도 여러 분을 알고 있긴 하지만. 날씨는 청명 그 자체, 산 위에서 부는 바람은 산들바람. 시를 낭독해 주는 봉사자의 음성이 비록 낭낭하진 못해도 환경이 기막히게 좋아 시 더욱 아름답다. 날마다 시 한 수씩 읽으며 절 계단을 오르내린다? -, 멋지다! 설마 도끼 자루 썩히진 않겠지?









산 아래 저만께로 굽어보이는 회룡포 산마을, 바로 -로 보이는데 내려가는 길이 짧진 않다. 이리 굽고 저리 휘어지고, 물길도 따라가다 백사장일 리 없는 모래밭 길도 건너가고. 신록 곱고 꽃 향이 살짝 코끝을 스치기도 하는데 하얀 사과꽃 가지 끝에서 잉잉 거리는 꿀벌들은 사납기도 하다. 작심하고(?) 조성했을 것으로 보이는 산골의 펜션마을, 한 무리의 젊은이들의 웃음소리가 하늘가에 가 걸려 있다. 하루 이틀의 MT 명소로 소개해도 좋을 듯하다. 철쭉도 한창이고 유채꽃도 멀미나도록 샛노랗길래 늙은 얼굴이지만 꽃 속에 밀어 넣고 사진도 박혀 주었다. 산골 할매가 팔아 달라 떼쓰는 점빵()에서 금방 데쳐 내온 두릅나물 두어 젓가락, 맛을 몰라 안() 마시는 막걸리 플라스틱 병도 상 위에선 이 손 저 손으로 왔다리 갔다리구멍 빵빵 뚫린 철판을 이어 놓은 흔들다리 밑으론 산에 사는 강고기들을, 아들 데리고 온 아빠가 더 재미있어 한다. 아들보다 귀여운 아빠가 종종 보인다니까.









장안사, 사람을 숙여하게 만드는 그 장안사가 아닌 예천의 물돌이길 산 위에 있는 장안사. 이 절로 오는 길은 주차장이 산 중턱에 있어 딱 알맞게만(나의 수준으로) 걸으면 된다.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오르며 두리두리 세상을 구경하면 된다. 맑은 하늘은 푸르고, 낮은 재 너머의 머-
능선은 신록으로 윤기 흐른다. 띄엄띄엄 길가 숲 속에 납작 숨어 있는 철쭉은 이제 막 피어나는 건지 이제부터 슬슬 지기 시작한 건지오늘 서울에 도착하는 대로 내 칠순 저녁을 먹으러 가야 하는 나의 길벗(도반)? 등산모 젖혀 쓴 건강하고 깔끔한 칠순일 것임을 철쭉에게 일러 주고 돌아간다.















2017.4.23



[목록] [수정]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