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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다위 가을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10-31 첨부파일 없음
내용


바다위 가을산



    
  




사당역 공영 주차장 앞, 가을 찾아 길 떠나는 이들로 그런 북새가 없었다. 어디 이날뿐이랴 주말마다가 늘 그런 것을. 나도 이따금 그 북새에다 혼잡을 보태는 주제니까.



 




버스에 앉은 채로 배 타고 바다를 건너 강화도의 석모도 도착한 후 곧바로 산속으로 파고 들었다. 해명산~낙가산을 종주했다고 말하기엔 좀 부끄럽고 종주 비스므레한 걸 했다고나 해 볼까?, 해명산으로 들어가 낙가산으로 이어지는 8개의 봉우리 중 7고개 반 만에 도로를 찾아 내려왔다. 1급 시각장애의 69세 노구의 다리가 풀리고 꼬여서 차마 더 이상은 일행에게 민폐를 끼칠 수가 없었다. 총 거리 약 7km를 4시간에 주파했는데 –중간에 오찬을 즐기면서- 난 딱 40분이 뒤쳐진 지점에서 느긋하게 점심과 간식을 즐기고 산길 아닌 찻길 쪽으로 새기로 했다. 본시 정상정복이 목적은 아닌 터, 산과 그 속의 낙을 즐기는 산행이니까.



 




그간 서울 둘레길만 다니면서 건방에 빠졌던 모양이다. 400미터가 채 못되는 고만고만한 토토리들의 키재기라 여기며 얕보았던 것 같다. 일행이 아닌 사람들이라곤 꼭 3번 서너 명씩의 단촐한 스침이었다. 계단을 놓고 나무 데크를 깔아 어려움을 없애 준 서울의 둘레길과는 사뭇 달랐다. 예로부터 본래 거기 그렇게 있던 산의 모습 그대로라고나 할까? 40도 각으로 비스듬 널찍한 바위를 암벽등반이란 듯 기어 올라야 했고, 발밑의 돌부리들은 뾰죽뾰죽 교회 첨탑을 닮아 있다. 물론 나에게 만이겠지만. 발 디딜 곳 마땅치 않은 바위와 바위 좁은 틈새에 옷이나 베낭이 걸리지 않게 빠져나오기도 쉽질 않았다. 살 좀 더 빼야할까 보다.



 




그래도 고개마루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그 바다 위에 조가비란 듯 살포시 엎어져 있는 점 같은 섬들을 휘어도는 찬란한 햇빛과 싱그러운 바람… 기분 짱이었다 해둔다. 숨 돌릴 겸 올려다 본 나무들 중엔 이미 나목으로 변해 버린 것들이 제법 많았다. 울긋불긋 단풍은 없었다. 오직 한 그루 불그레 고운 나무를 발견하긴 했다. 저만치 떨어져 있어서 수종을 알아볼 순 없었지만 북나무 종류가 아니었을지…



 




아무러나, 지름 3cm나 될동말동한 어린 참나무가 주로 많은 산길에선 말라버린 잎새들이 바스락거렸고, 난 뉴스가 멈추어버린 그 산길에서 빛과 바람의 향연을 만끽했다. 잎새 마르는 가을 내음이 여태를 남아 코끝을 감돈다.












2016.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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