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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날 좀 보~소 -창덕궁 별빛축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10-17 첨부파일 없음
내용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보소는 경상도 방언으로 보시오, 여보세요의 준말이지요. 음력 9월 14일 7시, 십오야(신파 속의 변사 어투로) 휘영청 달 밝은 밤에 청사초롱에 불 붙여(? : 밧데리로 밝힌 전깃불이지만) 들고 낙선재 고즈넉한 -달빛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긴 했어도 그런대로- 뜨락을 거니는 날 좀 봐주셔요. 시샘과 한으로 멍든 궁중 여인이 아니어서 느긋하고 한가롭고… 멀리서 번져오는 젓대 소리 청아하고, 가까이선 거문고가 둥기당 선비의 멋을 퉁기어 나의 시간여행에 운치를 보태 주었어요. 유네스코에 등재된 문화, 한국의 정원 창덕궁의 그윽한 뜨락. 서양 정원은 위에서 굽어볼 때의 아기자기한 조형미라면, 우리의 정원은 그 속에 스며들어 녹아든 나를 정원과 함께 즐기는거라고 할까요? 낙선재의 마지막 안 주인 마사꼬와 강제로 왕비 자리를 빼앗긴 영친왕의 정혼녀 민갑완의 애달픈 삶이 잘 가꾸어진 나무들이 달빛에 길게 드리운 그림자로 보였어요.



 




그보다 몇 갑절 안타까운 일, 달빛축제에 끼러 온 모양인 50대와 20대일 모녀의 대화지요. 입장 차례를 기다리느라 돈화문 앞에 서서는 흥례문을 찾더군요. 숭례문도 아니고 흥인지문도 아닌 것을 창덕궁에서. 국사교육이 대수롭지 않게 취급되는가 하면 이념에 사로잡혀 다투고 있는 한국의 교육 현실을 늘 답답하게 여기고 있는 합리보수를 자처하는 69세가, 그간 전개되어온 역사교육의 성과를 확인했다고나 할까요?



 




2016.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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