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 저시력 문학관

  • Home > 커뮤니티 > 저시력 문학관


    제목

      호수의 자유-산정호수-

    등록일

    2016-07-29

    조회

      6727






    호수의 자유







    -
    산정호수-








     







    산정호수, 46

    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

    .

    오게 된 상황도 함께 온 사람들도 전혀
    다르고


    ,

    무엇보다 산정호수 자체가 전혀 새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

    추억
    어쩌고 할 상황이 아니라 첫 나들이라는 게 훨씬 어울릴 듯하다


    .

    그 시절 서울의 젊은이들의 놀이터는
    그리 다양하질 못했다


    .

    수원 딸기 소사 복숭아 세검정 자두 태능 배

    ,


    아니면 정릉이나 수유리 계곡

    ,

    좀 멀리 간다면 이 산정호수와 근교의 산들

    .

    이 정도로 다닌 난 당시로서는 꽤나 싸다닌 축에 속한다

    .








     







    반 세기 만에
    웬 바람이냐?

    한화리조트의 사회 서비스 사업의 일환으로 저시력인협회에 콘도 무료숙박

    (

    방

    5

    개

    2

    인

    )

    을 제공했다

    .

    방 하나를 차지한 집행부는 제 나이를 까먹은 노처녀
    삼종 세트


    , 40

    대

    50

    대


    60


    대

    .

    우리의 행사명은 “호숫가의 자유”

    ,

    하루일
    망정 장애로 인한 긴장일랑은 호수 물에 푹 담가 두고 ‘맘대로 멋대로 지내시다 가시기’ 노처녀 삼총사라고 예외일 순 없을 터


    ,

    옆 사람들이 뭘 하거나 말거나… 우리도 자유라서

    .








     







    입실 퇴실은 12

    시

    ,

    무계획의 계획대로 리조트의 식당이 마련한 메뉴 중에 앞저트로
    커피부터 마신 후 냉면으로 시원하게 점심도 해결하고 마침내 입실했다


    .

    작은 가방을 내려 놓으니 더 할일도
    없어 슬슬 노처녀 삼종 세트가 산책을 나갔다


    .

    포천시가 잘 꾸며 놓은 한 귀퉁이에 한화리조트가 들어섰는지

    ,

    리조트가 되느라 일대를 잘 정비했는지… 아무러나 물 소리 좋고 나무 그늘 오솔길 좋으니 기온이 좀 높다리로
    무에 대수랴


    .








     







    개발자 중에
    궁예의 후손이라도?

    곳곳에 궁예의 흔적을 조각으로 설명으로 펼쳐 놓았다

    .

    철원 여기저기에도 궁예의 서글픈 전설이 몽유병 되어 돌아다니고 있다

    .

    하긴

    ,

    태봉국 흥망의 자취를 더듬다 보면 이 지역을 거치게 될 게다

    .

    아직
    아간지 이젠 꼬맹인지 때에 처음으로 궁예의 이야기를 읽었다


    .

    커다란 삽화를 많이 그려 넣어 아이들의
    흥미도 이해도 키워주는 그런 책이었다


    .

    나말 왕실의 그 복잡다단한 배경은 책에 없었는지 내 기억에 없는지
    아무튼 없었다


    .

    궁궐 담장 밖으로 던져진

    ,

    유모가 받을 때
    한 눈이 찔려진 아기 왕자님이 가여워


    ,

    너무도 가여워서 울며불며 읽었더랬다

    .

    그 얼마 뒤 마의태자를 읽을 땐 책상을 치며 발을 굴러 울어댔었고

    .








     







    진부한 대로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여기고 있다.

    정치학을 해선지

    ,

    어려서
    읽은 궁예와 마의태자가 억울해선지 왕건의 덕망에 –수완 말고


    -

    대해 냉담하다

    .

    김춘추 김유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

    한반도의 반 토막짜리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27

    명의

    (

    아마도

    )

    지방세력가 딸들에게 왕비 자리를 미끼로 던져 주며 야합

    (

    연합이나
    제휴라고 써 주어야겠지만


    ),

    그게 치사하게 여겨져서 아무리 해도 좋게 보아지지가 않는다

    .

    물론 그 수완과 능력엔 감탄하고 있다

    .

    종교적 이상향을 몽유한 궁예야
    애당초 적수가 못되는 것 같다


    .








     







    이 호수 뒷산의
    이름은 명성산(

    울음소리산

    )

    이고

    ,

    패망한 궁예를 슬퍼하는 새들인지 사람들인지가 하도 울어대서 그리 부르게 됐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

    철원 어디쯤

    ,

    옛 태봉과 깊은 연관이 있는 어느 마을의 이름에도
    鳴


    (

    울명

    )

    자가 들어있다

    .

    쫓겨가는
    궁예를 따르며 그의 백성들이 몇날며칠을 울었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

    백성이란 원래 그런 존재들이다

    ?

    개 돼지라서

    .

    그렇다면 할말 없지만

    ,

    악질 왕을 쫓아내 준 그의 수하 장수를 백성들이 쌍수환호로 맞는 대신 쫓겨가는 패주를 따르며 울었다

    ?

    난 어쩐지 이 전설을 그냥 흘려버리기가 아깝다

    .








     







    역사는 과거
    속에 녹아들고 지금은 2

    천 하고도

    16

    년

    ,

    잘 계획하여 조성한 일대를 느긋하게 즐길 줄 아는 소시민

    .

    새 소리
    맑고 숲 향기 싱그럽고 잎새에 이는 바람 청량하다


    .

    심심치 말라고 적당히 이어지는 노리끼한 데크의 나무결
    정다운데


    ,

    계단 밑에서 편히 내려오시라 기다려 주는 나에게 젊덜 않아서 벙긋 건네 주는 미소가 푸근키도
    하다


    .








     







    2016. 7. 23







     







     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