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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3박4일의 메모
사와티카
(여자의 인사말-안녕하세요/안녕히가(계)세요)
앙카라공원
, 테헤란로, 6.25 참전 우방을 기억하는 장치랄까? 미국 바로 다음으로 잽싸게 파병했던 태국에 대한 우정의 증표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다. 내 과문 때문일 수도. 아무튼 보석의 나라로, 불교의 나라로 유명한 이 나라를 수박이란 듯 겉만 핥아 보고 왔다.
<공항
>
꼭두새벽에 내린 스완나품공항
, 1월1일이라면 꽃다발 받지 않을까? 알려진 관광국가 태국에 걸맞는 방콕의 개 국제공항이다. 흥미로운 건, 안내 및 홍보용 전광판 거의 모두가 노란색 아니면 노랑에 가까운 연두색이라는 점, 스완나품이 황금을 뜻한다더니 그래서? 더 다녀 보니 이곳 이름 때문은 아닌 모양이어서 나라 전체가 노란색 일색이다.
돈므앙 공항에서 이 나라를 떠난 시간도 역시 첫새벽이었다
. 입국했던 공항보다 좁고 좀 낡은 방콕의 옛 공항이다. 규모와 비대칭으로 넓은 면세점, 품목은 화장품과 명품가방이 대세여서, 태국 특산품이나 전통품을 찾느라 두어 바퀴 돌고서야 겨우 코끼리 한 마리 구해왔다. 하늘 향해 코를 냅다 치켜든 행운상의 코끼리. 코를 안으로 다소곳 말아든 액운방지상과 짝을 맞춰 볼까 했지만
… 나처럼 세트로 사가는 사람이 없던가 보다
.
<사원
>
잤는 둥 말았는 둥 눈을 반쯤만 뜨고 옛 아유타야 왕국 유적지로 왔다
.
불경에 나오는 아유타국이 이 아유타야
? 시간 나고 눈도 덜 아픈 때 확인해 볼 일이다. 동남아의 고대국가 형성은 동북아보다 훨씬 뒤에 이루어졌다. 현 태국 민족의 주류, 중국에 밀려 남하한 타이족에 의한 두 번째 통일왕국이 아유타야이고, 현 톤부리 왕국은 세 번째가 된다.
왓야이차이몽컨 사원
. (왓=
寺
)
남방의 절은 사창 또는 寺院
(사원) 아닌 사園(원)이다. 문, 루, 전, 각, 당 등등의 당우로 빼곡한 우리 절과는 달리 그냥 숲 좋고 새들 지저귀는 너른 공간이다. 유네스코에 등재됐다고 들은 것 같기도 한 이 왓, 복닥대는 관광객이 없어 고즈넉한 푸르름을 느긋하게 즐기는데 아니 이 무슨··· ???
참혹과 끔찍
! 나란히 나란히 좌선 중이신 얼굴 없는 인체 크기의 불상들, 팔마저 없기도. 버마와의 126년 전쟁 끝에 아유타야 왕국은 멸망하고 장애불들만··· 참변 참괴 참혹 처참···
慘
(참)삼매에 빠져드는데 난데없는 목탁 소리, 어느 한국 스님께서? –태국엔 목탁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큼직한 목탁의 중후한 울림이 새소리라나? 목탁조라 명명했다. 부디 자주 경배 드리라고.
왓마하탓
, 이 절이 앞의 절과 경계가 있었던지 없었던지
··· 마하라는 말대로 거대한 와불이 계셨다
. 모로 누우신 키가 엄청스레 크신 와불께 비로소 입국을 신고 드렸다. 거대한 와불이 계셔선지 이 왓엔 관광객이 있기도 한지 입구에서 아낙이 빨대 박은 코코넛 몃 갠가를 바닥에 늘어놓고 팔고 있다. 내가 알던 누리끼한 커다란 야자가 아니고 얕은 골따라 살짝 찌그러져 못생긴 초록색 작은 야자이다. 야자 꼴도 그렇고 아낙 꼴도 그렇고··· 사 주는 이를 마리며 나중에 야시장에 망고며 파파야 등등 실컷 먹쟀더니···
자유시간이라곤 반 토막도 없는 일정
, 먹길 잘했다. 사 주신 분 땡큐!
최근 어느 절에선가 와불을 모셨다는 소식을 들은 듯한 하지만 한국이 불상은 원만 구족에 맞추어져 있다
. 입멸에 즈음하여 고향을 향해 가시던 인간 싯다르타의 형상화인 와불은 조성되지 않았다. 고행 중인 고타마의 끔직하다 못해 두렵기까지 한 고생상도 없다. 은주사엔 와불이 계시다? 헤-, 무삼
··· 얇은 석판 좌불께선 일어나 앉으실 수가 없었기에 그냥 하늘 향해 누운 채이신 당
(
躺
)불이신 것을
.. 가피를 주실 부처님이시라면 입멸상이니 고행상은 좀
··· 아닐까
?
태국 최대 종단의 대표 절이라는 왓탐마까이엔 태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인파가 넘쳐났다
. 부처님 오신날의 봉은사 쯤이랄까? 전각도 종각도 있고, 전(종)각으로 오르는 계단도 한국보다 훨씬 높고 길다. 덕분에(?) 나무 그늘 밑에서 구경명상에 빠졌다. 선생님 뒤를 줄지어 쫓아가는 태국 어린이들, 싯털 달린 호각을 삐-삑 불어대는 양하여 끼륵깔깔 웃어대는 양이 조금도 낯설지 않았다. 며칠 전의 뉴스가 전한 태국 최대사원 비리, 횡령승의 체포를 몸으로 먹던 승속들 등이 떠올랐지만 오늘의 여기엔 참배객 구경꾼의 열기로 덥다 더워. 하긴, 최대종단의 대표사원이 곡 최대사원일 필요는 없겠다.
아유타야에서 방콕으로 가는 중간에 해양관광지인 파타야
, 이곳에 위빠사나로 유명한 왓야아상이 있다. 중국식 참선보다 접근이 쉬워서 –위빠사나 수행자들은 반대하겠지만- 얼마 전부터 한국에서도 위빠사나를 가르치는 곳도 배우는 이도 많아졌다. 태국의 위빠사나를 구경하고(?) 싶었지만, 우리의 도착이 늦어져서 방금 문을 닫은 뒤였다. 근린공원 같이 생긴 절 마당만 빙빙 돌다 왔다. 먹을 게 있어서 절 마당을 얼쩡거리는 집 없는 개들과 함께.
<쇼
>
성전환 여성 쇼 태국
3대 쇼의 하나란다. 조명 화려하고, 음향 요란하고, 율동은 현란하다. 모두들 그남들인지 그녀들인지가 기막힌 얼짱 몸짱이라서 감탄 또 감탄이다. 이 화려 현란을 펑펑 쏟아내느라 바닥에 깔리는 노래 소리는 애절한 절규로 들렸다. 여러 태국말 노래에 뒤이은 발라드 풍의 중국어 노래는 첫 마디부터가, “
我是一介女性
…我是-介~眞正的女人~♪ : 난 여성이어요···난 진정 여인이어요” 다음은 경쾌한 리듬의 영어 노래, “come on, come on girl~!” 다감도 병인 양하여 박수치는 손끝이 짠하고 에리다.
농놋상원
(象園)의 코끼리쇼, 쇼보다는 농놋 여사의 일생에 관심이 간다. 용인 하면 민속촌이고 파타야 하면 농놋빌리지? 이 광대한 상원은 농놋이라는 독신 여장부의 땀의 결정체란다. 조선 말의 여거상 제주도의 만득이를 떠올리면서, 동시에 이곳이 코끼리의 낙원 아닌 학대 현자이라 느꼈다.
너르디 너른
, 푸르디 푸른 상원에 그득한 쿠리터분한 코끼리의 뭣 냄새가 상쾌하달 순 없겠다. 코끼리가 받는 갈채는 조련사의 칼쿠리가 찍어내는 코끼리의 생살 갑ㅅ, 자식 빼앗긴 그 어미의 아픔을 생각 해 냈다. 코끼리의 가족애는 유별나다고 알려져 있다. 빨리 죽어 이 채찍보다 잔혹한 칼쿠리에서 벗어나기를, 손끝 아프게 단주 돌리며 기원했다. 어차피 단명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단해지라고.
태국
=불교국, 불교=자비, 태국=코끼리쇼???
쇼하기보다 덜 힘들까
? 관광객 태우고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코끼리. 쇼에 출연하는 코끼리보다 좀 덜 똘똘한 코끼리의 직업(?)이란다. 장식된 안장 위에 사람 얹고는 작년 오늘도 어제도 그리고 지금도 뻔한 길에서 왔다리 갔다리, 오죽이나 성가시고 지루하고 따분할까? 인간 위해 지은 공덕으로 부디 좋은 과보 받길 밀어 본다. 코끼리에게 조복 기회를 주지 않은 난 받을 게 아마도 꽝이겠지?
승가원
(발달장애인을 위한 불교 시설)의 최고 엘리트 넷 중 하나가 코끼리 기둥(다리)곁에 붙어 앉아 스님 손을 놓질 못했다. 어르고 으르고, 꼬셨다 혼냈다··· 그 애 엄마가 뿌리친 손을 스님이 부잡고 원맨쇼 삼매(죄송합니다). 받으실 복을 경하하느라 살짝 숙인 고개가 웬일로 짠해진 마음을 보았다.
방콕 교외쯤일까
? 화석공원과(의) 악어쇼. 공원에 공룡 아닌 악어 화석이? 아무러나, 그늘 좋은 나무 사이를 슬슬 걷자하니, 살아 있는 나무임에 틀림없는데 맙소, 화석이다 돌나무! 만져도 보고 더듬어보고. 구멍 빵 뚫린 작은 바위 구멍 새엔 벼이삭이 오롱조롱이랄까 다글다글이라면 좋을까 화석으로 남아 있다. 거- 참, 재미있기도 하다.
과천의 동물원 미술관처럼 경계가 있었던지 없었던지
, 어쨌거나 어디서부턴가 쿠리퀴퀴한 동물 냄새, 칠면조 크기의 못생긴 새가 우악스레 울기도 게으른 호랑이도 있다가 악어 농장으로 이어졌다. 크로크다일. 그 큰 몸집이 계란보다 작은 알에서 나온다는 것, 아기 악어는 딱 다리 삐져나온 올챙이 만하다는 것이 30년 전엔 참 신기하게 여겨졌었다. 160cm쯤일 7살바기 악어를 안아 들었을 때의 촉감이 또 미끄덩 살아난다. 등껍질이 좀 거칠어진 늙은 고들어등 닮았달까?
뇌가 손가락 만하다는 악어가 부리는 재주래야··· 긴 막대로 툭툭 어금니를 건드려 주녀 악어 기분이 좋아진다나
? 괴롭혀서 말 듣게 하는 것보단 인(악어)도적이겠다. 악어새도 그렇고, 악어의 비밀은 어금니에 있나 보다.
아유타야에서 방콕으로 가는 중간에 해양관광도시 파타야에 묵었다
. 산호섬행은 궂은 날씨로 취소, 하릴없이 해변의 모래밭에서 어슬렁삼매. 발목을 때리는 바닷물이 미적지근한 것 보니 여기가 더운 나라이긴 한 모양이다. 5월에 40도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는데 어제 오늘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 더운 나라엘 왔다는 걸 실감하지 못했다. 발견이라면 이곳 백사장이 백령도의 자전거 타고 달리던 예전 해변처럼 야물어서 발이 모래 속으로 빠지질 않는다는 거다. 두꺼비 집 지어 놓고 가면 언제까지 남아 있을까? 파라세일링을 못한 아쉬움을 야문 모래로 풀어내고 파타야를 떠나 방콕으로 향했다.
방콕 가까이로 달리는 길
, 멀리 걸려 있는 빈 다리는 현대건설이 놓았다는 날림이라서 구경거리로 남아 있단다. 일본이 공짜로 제대로 된 다리를 놓아 주고 태국에서 막대한 경제이익을 챙겼다고 한다. 그래서 태국에선 현대 자동차를 보기 어렵고 대부분 일본차라는 설명, 우째 이런 일이···
꿈에 떡 맛보는 수상시장을 휘휘 돌았다
. 오래 전 빈자들의 주거양식이였던 뱃집마을(?)을 인공호를 파고 재현한 관광상품이다. MADE IN china가 많은 태국판 인사동인데, 영어불통은 인사동보다 더 심하지만 중국어를 제 말로 쓰는 상인은 제법 있었다. 중국관광객이 많아선지 화교가 많아선지는 몰라도, 타이족의 뿌리가 중국 서남방에서 벋어내렸으니까. 백제에서 벋어간 화족(일본이)은 왜 혐한시위 왜지? 왜니까!
<왕궁
>
‘오늘 바로 이 시각에 태국에 있는 관광객은 몽땅 이리로 오라
!’ 왕명이라도? 발 디밀어 볼 데를 찾기 어렵다. 이 사람 사람과 닿았다가 저 사람 살과 부딪쳤다. 현재 온도는 섭씨 38도, 떠나기 앞서 더운 나라 맛을 제대로 봐라? 전후 좌우 어디에서도 불난 호떡집에서 뛰쳐나온 중국인과 대만인들만 떠든다. 국왕이 이제 겨우(?) 제9대라는 왕조, 전에는 임금님의 거주/집무 공간이었지만 와병 중인 임금께선 딴 곳에 거주하신단다. 보여주는 공간이 넓달 서는 없는데 –이게 단지, 일부만 보여 주는 지 모르지만- 구조물 배치가 닥지닥지하여 ‘왕자궁’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자금성의 중국인들은 꽤나 답답할라. 경복궁의 한국인 나도 이렇거늘.
부처님이 에메랄드로 조성되었대서 유명한 에메랄드사원
, 아주 꼬맹이 때 에메랄드 사원에 얽힌 전설을 그린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어떤 탐욕스런 인간이 백호광인지 눈인지를 훔치자 세상이 뱅글뱅글 돌았다. 그 다음은 눈을 꼭 감아서··· 아무러나, 이 전각 하나뿐인 이 절은 말하자면 조선의 내불당, 여인들만의 공간은 아니라는 게 다르다. 불상은 하거니와 건물 전체에 보석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과연 국기조차 보석의 표상화라는 보석의 나라답다. 최상의 것으로 극존을 표하고픈 중생심, 붇다가 열이라도 중생은 그냥 중생인 것을.
국왕께선 거동을 코끼리로
, 그래서 궁 안에 코끼리당(
堂
)이 독립된 건물로 있다. 영어로 말해 보자면 엘레판트 터미널? 임금님 소행코끼리는 얼마나 화려하게 장식했을지, 돔 형태의 문 안을 기웃거려도 보이는 코끼리는 없었다. 전임 국왕의 36위 후궁들에게 기거했었다는 건물, 상상 밖으로 크질 않다. 혹 콘도미니엄 형태로 사셨던 걸까?
와병 중이시면서도 수비 가옵지 못하시는 곡왕
, 고복사회(枯木死灰 : 죽은 나무 식은 재)가 떠올랐다. 왕께선 재위 68년의 90노인, 왕위도 못하고 가시지도 못하고, 지체건 돈이건 이 또한 과유불급인 모양이다. 후계자를 찾아 드려 볼까?
왕자
; 플레이보이, 마약, 에이즈
공주
1 ; 미국인과 결혼하여 왕족지위 피탈
공주
2 ; 테레사 수녀 같은 훌륭한 비혼(미혼 아님)
공주
3 ; 망나니 사고뭉치
솔로몬이 열이란들···
영국 여왕처럼 군림하되 통치는 않는 입헌왕국이다
. 왕은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정치적 혼란 상황 때마다 절대중립으로 나라의 안정 회복에 기여했다. 개인적 가정사도 단순치 만은 않다. 역모한 장인을 용서하고 왕비이던 그 딸을 보호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어, 조선의 왕비 퇴출사와 대조가 된다. 이런 부왕이, 이들 부부가 키워낸 자녀들이 어쩌다 그 모양? 있을 법한 가정 내 비하인드 스토리에 작가심이 동한다.
카큼카
: 여자가 하는 고맙다는 인사말로 카와 코의 중간음이고, 큼은 ㅁ으로 시작하여 ㅂ으로 끝낸 것 같아요.
206. 0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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